소주이야기
예로부터 우리의 선조들은 소주를 제일 귀하게 여겼다고 합니다.
이유는 밥한그릇 분량의 쌀을 사용해도 소주 한잔이 채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제조단가가 비싸서..
일단 한국 전통술의 기본 재료는 동일합니다...
쌀(다른 곡물도 있지만 기본은 쌀, 감자술 등등) + 누룩 + 물
하여튼 술을 빚으면 대략 10~15도 정도의 술이 됩니다.
이렇게 빚은 술을 고두밥이 그대로 있는 채로, 마시는 것이 바로 "동동주"이죠...
막걸리는 이 동동주를 채나 삼베로 걸러서, 마시기 좋게 만든 것이 막걸리...
그런데 여기서 동동주나 막걸리에 물을 탑니다...
우리나라 술관련 세법은 도수에 따라서, 세금이 붙기 때문에...
시중에 동동주와 막걸리는 물을 타서 6도 이하로 맞춥니다.
(2~3년 전쯤 전통주에 대해서 세금제도가 바뀐 것으로 아는데... 정확히는 모르겠고...)
동동주에 용수(청주를 걸러내기 위한 소쿠리)를 대고,
맑은 윗술을 떠서 모으면 청주(약 15도)가 되지요...
흔이 약주라고 하기도 하는 일본 사케의 사촌과 같은 술입니다...
(흔히 청주를 일컷는 "정종"은 일본의 청주인 사케 중에 유명한 상표명입니다.)
용수
떠낸 약주
이렇게 청주를 만들고 남은 건더기를 술지게미라고 하는데,
예전에 못사는 집에서는 이걸 얻어다가 허기를 채우기도 했다고 하고,
그 유명한 사자성어인 조강지처의 "조"가 바로 이 술지게미입니다.
이 청주를 다시 소주걸이에 넣어서, 증류를 하게되면, 30~40도 정도되는 데,
경우에 따라서는 2번 이상 증류를 하는 경우도 있구요...
증류할 때마다 도수가 높아지지요...
이걸 바로 "소주
(燒酎)"(증류식)라고 하는 거지요...
이렇게 소주를 만들면서, 약초나 국화 등등등을 소주받는 곳에 받쳐서, 물을 우려내기도 하지요... 대표적인 것이 진도의 "홍주"이며 이는 인삼등 삼대선약중 하나라고 불리는 "지초"(자초 등)로 만들어집니다. 물론 지초는 한약재로 많이 사용하지요. 홍주는 이 지초의 뿌리를 이용합니다. 뿌리 표피부분이 자색을 띕니다...
또한 특이하게 약주에 소주를 섞어 빚은 과하주가 있는데...
그냥 발효한 청주, 동동주, 막걸리, 농주(일반 토속주를 총칭) 들은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최초에는 약 15도 정도입니다. 그런데, 겨울에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 여름에는 술이 만들어진 이후에도 계속 초산발효가 일어나서, 술이 식초가 됩니다.
초산발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도수가 20도 이상이 되야하는데... 이를 위해서 소주로 도수를 맞춘 것을 "과하주(여름을 보내는 술)"라고 합니다.
소주는 비싸고 만들기도 힘들고, 곡식의 양에 비해서, 술이 적게 나오니까. 과하주라는게 나온 것이죠..